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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성 식도염, 혹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계셨나요? 배가 아파서 동네 병원 가면 급성장염이랑 같이 따라오는 단골 진단명이다 보니, 그냥 으레 붙는 병명 정도로 여기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게 방치했을 때 식도 자체가 변형되거나 심하면 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었습니다. 증상과 원인부터 치료까지, 제가 정리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증상과 원인 — 가슴이 타는 느낌, 협심증이랑 헷갈릴 수 있습니다
역류성 식도염의 정확한 명칭은 위식도 역류 질환(GERD)입니다. 여기서 위식도 역류 질환이란 하부식도 괄약근, 즉 위와 식도 사이에서 밸브 역할을 하는 근육이 느슨해지면서 위산이 거꾸로 올라오는 상태를 말합니다. 음식을 먹으면 상부식도 괄약근이 열리고, 연동 운동을 통해 음식이 내려가면서 하부식도 괄약근을 지나 위로 들어가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이 하부식도 괄약근이 헐거워지면 위에 있어야 할 내용물이 식도로 밀려 올라오게 됩니다.
증상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흔히 알려진 가슴 쓰림이나 화끈거림 외에도, 목에 뭔가 걸린 듯한 이물감, 잦은 트림, 만성 기침, 심한 경우에는 협심증으로 오인할 정도의 가슴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제 경험상 이게 협심증이랑 비슷하다는 부분이 정말 중요합니다. 가슴통증이 있다고 무조건 심장 문제로 단정 짓기 전에, 역류성 식도염 가능성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잦은 트림도 그냥 넘기기 쉬운 증상 중 하나인데, 실제로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음식을 삼킬 때 함께 넘어간 공기가 위에 모였다가 올라오는 경우가 하나고, 위상부 트림이라고 해서 식도의 불편감을 무의식적으로 해소하려는 잘못된 습관이 굳어진 경우가 또 하나입니다. 저는 이 두 번째 이유는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꽤 흥미로운 지점이었습니다.
원인이 되는 생활 습관을 보면 과식, 폭식, 기름진 음식, 잦은 음주, 흡연, 그리고 식사 직후 눕는 행동이 꼽힙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 질환 환자 수는 5년 사이 약 58만 명이 늘었고, 2021년 한 해에만 480만 명을 넘겼습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실상 국민병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 가슴 쓰림·화끈거림, 심한 가슴 통증 (협심증과 혼동 주의)
- 목 이물감, 명치 답답함, 만성 기침
- 잦은 트림 (위상부 트림 포함)
- 음식이 잘 안 넘어가는 느낌, 급격한 체중 감소
역류 과민증 — 위산이 거의 안 올라와도 증상이 생기는 이유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데 항우울제를 처방받았다는 이야기, 처음 들으면 당황스럽습니다. 저도 솔직히 처음엔 이해가 안 됐습니다. 의사 설명 없이 약 봉투만 받아 든 환자라면 "이 의사 이상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게 역류 과민증이라는 별도 상태를 치료하기 위한 처방입니다.
역류 과민증이란 식도의 감각 신경이 과도하게 예민해져서, 정상인에게는 증상이 없을 정도의 아주 적은 위산 역류에도 심한 통증이나 불편감을 느끼는 상태를 말합니다.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에서 위산 역류 시간이 전체의 1% 미만, 즉 정상 범위에 가까운 수치인데도 환자 본인은 모든 자극을 다 증상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위식도 역류 질환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고, 치료 방향도 달라집니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저용량 항우울제를 포함한 신경 조절제입니다. 신경 조절제란 식도의 내장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 회로를 진정시켜 과민한 감각 자체를 둔화시키는 약물을 의미합니다. 위산을 억제하는 약이 아니라 예민해진 식도의 반응을 낮추는 것이 목적입니다. 통상 3~4주 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환자의 약 60~70%에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이 처방을 받은 분들의 후기를 보면, 2주 만에 속쓰림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부분이 저한테는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진단명 하나 뒤에도 위산 억제가 필요한 경우와 감각 신경을 조절해야 하는 경우가 섞여 있고,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본인이 어떤 유형인지도 제대로 파악해야 하고, 처방받은 약에 의문이 생기면 의사에게 바로 물어보는 게 맞습니다. 설명을 제대로 안 해준 쪽 책임도 있지만, 내 몸에 들어가는 약을 확인하는 건 결국 본인 몫이니까요.
식습관 관리 — 의사한테 증상만 얘기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
제가 좀 반성하게 됐던 부분이 있습니다. 자극적인 음식, 짠 음식 다 먹으면서 속이 쓰리다고 병원 가서 증상만 호소하는 상황 말입니다. 의사는 환자가 말해주는 정보를 토대로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본인의 식습관이 증상의 원인일 수 있다는 걸 스스로 파악하고 전달하지 않으면, 치료 방향 자체가 엇나갈 수 있습니다.
식도는 우리가 음식을 삼키고 나서 길어야 8초 만에 위로 내려보내는 기관입니다. 길이로 따지면 20~25cm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 짧은 통로가 지속적인 위산 자극에 노출되면 미란성 식도염으로 발전합니다. 미란성 식도염이란 식도 점막이 실제로 손상되어 내시경으로도 확인이 되는 상태입니다. 이 단계를 넘어 식도 점막이 지속적으로 변형되면 바렛 식도가 되고, 더 나아가면 식도암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식도암의 5년 생존율은 최근 개선되어 30~40%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조기 발견 여부에 따라 치료 성적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출처: 국립암센터).
관리 차원에서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선 식사 후 바로 눕지 않는 것, 과식과 폭식을 피하는 것, 기름진 음식과 음주 빈도를 줄이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리고 역류성 식도염이나 급성장염처럼 흔하다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습관도 바꿔야 합니다. 잠깐 왔다가 사라지면 다행이지만, 증상이 반복된다면 추적 관찰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내시경 검사도 빠질 수 없습니다. 현재 국내 권고안은 40세 이상부터 2년에 한 번 위내시경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식도암에 대한 별도 공식 권고안은 없지만, 흡연력과 음주력이 있는 50대 이상 남성이라면 1년에 한 번 내시경을 받는 게 식도 건강을 지키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검사받을 때 위뿐만 아니라 식도 상태도 꼼꼼히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생각보다 중요한 한마디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역류성 식도염이랑 역류 과민증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A. 내시경이나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로 구분합니다. 미란성 식도염은 내시경에서 점막 손상이 직접 보이지만, 역류 과민증은 위산 역류량이 정상 범위에 가까운데도 증상을 심하게 느끼는 경우입니다. 두 상태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서 검사 없이 자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Q. 역류성 식도염에 항우울제를 처방해줬는데 이거 맞는 건가요?
A. 맞습니다. 역류 과민증이 동반된 경우 저용량 항우울제 계열의 신경 조절제를 함께 처방하는 것은 표준적인 치료 방법 중 하나입니다. 위산을 억제하는 게 아니라 식도의 예민한 감각 신경을 진정시키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처방 이유가 궁금하다면 담당 의사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Q. 가슴 통증이 있는데 역류성 식도염인지 협심증인지 어떻게 알죠?
A. 증상만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가슴 통증은 식사 후나 누웠을 때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속쓰림이나 트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판별은 내과 또는 심장내과 진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역류성 식도염, 약 먹으면 완전히 낫나요?
A. 약으로 증상을 크게 개선할 수 있지만, 식습관을 그대로 두면 재발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산 억제제나 신경 조절제는 증상을 관리하는 도구일 뿐, 근본 원인인 생활 습관을 함께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약 복용과 동시에 식이 조절, 금연, 금주, 식후 눕지 않기를 병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론
역류성 식도염은 흔하다는 이유로 쉽게 방치되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질병일수록 딱 그 안이함이 문제가 됩니다. 증상이 가볍게 왔다가 사라진다면 다행이지만, 반복된다면 미란성 식도염, 바렛 식도, 더 나아가 식도암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실제로 존재합니다.
처방받은 약이 항우울제라고 당황하지 마시고, 의사에게 왜 이 약인지 물어보세요.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면서 속이 쓰리다고만 말하는 것도 이제는 바꿔야 할 습관입니다. 내 몸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건 결국 나 자신이고, 의사는 내가 전달하는 정보를 토대로 치료 방향을 잡습니다. 정기 내시경 검사와 함께 식습관 점검을 지금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