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내과 전문의가 "술보다 과당을 먼저 없애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술을 거의 안 마시면 간 걱정은 없다고 막연히 믿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지방간의 원인 1순위가 바뀌고 있고, 그 중심에 우리가 매일 마시는 음료와 간식이 있었습니다.지방간, 이제 술 문제가 아닌 이유지방간 하면 가장 먼저 술이 떠오르는 분,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의학계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름 자체를 바꿔가고 있었습니다.2020년대 이후 간학회는 기존의 '비알코올성 지방간(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이라는 명칭을 버리고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 질환(MASLD,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
솔직히 저는 아빠가 잠을 자다가 벌떡 일어나는 걸 보면서도 한동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코골이가 좀 심한 거겠지, 피곤해서 그런 거겠지 하고 넘겼는데, 알고 보니 그게 수면무호흡증의 전형적인 증상이었습니다. 숨이 멈추는 시간이 길어지면 몸이 산소 부족을 감지해 스스로 깨어나는 것이었고, 그걸 몇 년째 방치하고 있던 셈이었습니다. 치료법을 제대로 찾아보기 시작한 건 그 이후부터입니다.양압기, 생각보다 어렵고 생각보다 효과적입니다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알아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게 양압기입니다.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이나 연예인 브이로그에서도 종종 등장하면서 "저런 것도 있구나" 하고 친숙하게 느끼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봤고, 병원에서 환자분들이 직접 들고 오시는 걸 보면서 조금 더 ..
위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을 같은 날 함께 받는다고 하면 "같은 기계로 위도 보고 대장도 보는 거 아닌가요?"라고 걱정부터 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은 장비 자체가 다르고, 위생 문제도 없으며, 수면 비용 구조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것과 다릅니다. 오늘은 제가 환자분들로부터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흔한 오해 세 가지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위생 오해와 수면 비용, 알고 보면 달랐습니다"혹시 위랑 대장을 같은 내시경 기계로 보는 건 아닌가요?" 이 질문을 저는 한 달에도 수차례 듣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의료 종사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사실인데, 환자분들 사이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널리 퍼진 오해였거든요.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은 내시경경(endo..
병원에 입원하시는 환자분들을 보면 요즘은 백내장·녹내장 수술을 안 하신 분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입니다. 수술로 삶의 질이 올라가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제가 여러 사례를 들여다보면서 느낀 건 "언제 하느냐"가 "하느냐 마느냐"만큼 중요하다는 거였습니다. 진단을 받은 것과 지금 당장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백내장 유병률, 왜 40대부터 급증했나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백내장은 70대 이후의 이야기였는데, 지금은 40대 환자가 매일 안과를 찾는다는 이야기가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백내장 환자 수는 약 160만 명으로, 최근 5년 사이 18%가 증가했습니다. 특히 40~49세 구간은 26만 명에서 33만 명으로 27%나 늘..
저의 친동생이 중학교 때 극단적인 식단으로 급격히 살을 뺀 뒤 머리카락이 확 빠진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유튜브 보면서 맥주효모를 사서 먹더라고요. 1년을 꼬박 먹었는데 효과가 없다고 그냥 멈춰버렸습니다. 그 이후로 탈모 영양제를 제대로 공부해보니, 문제는 영양제 자체가 아니라 "왜 빠지는지"를 모른 채 먹었던 것이었습니비오틴·맥주효모·콜라겐, 팩트체크탈모에 좋은 영양제가 뭐냐고 주변에 물어보면 열에 여덟은 비오틴, 맥주효모, 콜라겐을 꼽습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고요. 그런데 막상 공부해보면 이 세 가지는 모두 "재료"일 뿐, 탈모의 근본 원인을 건드리지는 못합니다.비오틴은 비타민 B7입니다. 여기서 비타민 B7이란 신진대사를 돕고 케라틴 단백질 생성에 관여하는 수용성 비타민으로, 달걀 노른자·우유..
화장실을 3일 만에 겨우 가서 피까지 봤는데도 "그냥 좀 심하게 닦인 것 아닐까" 하고 넘긴 적이 있습니다. 치질은 워낙 아프다, 수술하면 재발한다는 말이 많다 보니 병원 문턱이 유독 높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고요. 치핵 증상이 언제 수술 기준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예방 관리할 수 있는지 정리해 봤습니다.치핵 증상, 생각보다 흔하지만 그냥 두면 안 됩니다저는 변비가 꽤 심한 편입니다. 3일 연속 화장실을 못 가다가 겨우 볼일을 봐도 토끼 똥처럼 딱딱하게 나오거나, 반대로 너무 굵게 나와서 항문이 찢어지는 느낌이 드는 날도 많았습니다. 휴지로 닦으면 선홍색 피가 묻어 나오는데, 그다음 날 변을 잘 보면 또 아무 증상이 없으니 "그냥 찢어진 거겠지" 하고 넘겼습니다.일반적으로 치질은 수치질(항문 밖)..